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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 에너지 솔루션 친구 만난 썰

LG 에너지 솔루션에 다니고 있는 친구를 만났다. 마포 쪽에서 보았는데 확실히 LG화학에서 솔루션으로 전출 후 시간이 지나니 여유가 생긴 모습이었다. 초반에는 ERP 세팅 등으로 고생을 꽤나 했었는데 야근도 별로 하지 않는 거 같았다.

과거에는 대기업 다녀봐야 빨리 잘린다는 말이 있었고 야근에 고생이 많다고 했지만 요즘에는 그 반대인 듯. 물론 어디를 가나 진리의 ‘케바케’는 존재하기 마련이다.

연봉

내 친구 연차가 약 12~15년 정도이다. (혹시나 모를 신분 노출 방지?) 지난번에 만났을 때 성과급 하고 해서 1억 좀 넘게 받았다고 들었는데 어제 다시 이야기해보니 기본연봉이 약 8800만 원이라고 하더라.

*24년에는 기본급 6% 인상이 되었단다..헐.

성과급이야 유망 업종에 따라 수 천만원씩 받는 경우가 있기는 한데 기본 연봉이 그 정도일 줄 몰랐다. 보통 대기업 집단에 속한다 하더라도 기본 연봉은 비슷한 수준이다. 대부분 성과급 규모에서 ‘영끌’ 근로소득 차이가 생기기 마련이었는데 지금은 대기업 안에서도 기본 연봉 차이가 꽤나 벌어진 느낌이었다.

참고로 기본 연봉이라 함은 1년 동안 고정적으로 받는 모든 급여를 의미한다. 종종 블라인드 등에서 LG 쪽 연봉이 낮다는 글을 볼 수 있는데 계열사 간에 당연히 차이는 있을 수 있다.

다만 그러한 부분을 감안하더라도 기본급이 굉장히 낮다고 하는 글의 대부분은 고정 상여금을 ‘기본급’에서 제외하기 때문이다. 몇몇 대기업들의 급여 구조를 보면 기본급 + 고정 상여금으로 이루어져 있다.

여기에서 고정 상여를 빼고 기본급만 이야기하기 때문에 급여가 낮아 보이는 것이다. 나 같은 경우 예전 월 급여 구조는 12분의 1이 아닌 20분의 1이었다.

즉 고정 상여금이 기본급의 800%로 들어가 있었다. 카더라 통신에 의하면 이러한 기형적인 급여 구조를 만든 것이 LG 그룹의 한 인사 담당자라는 말이 있었다.

이렇게 고정 상여를 만든 이유는 연봉은 같은 금액으로 맞추되 기본급을 떨어뜨려서 성과급을 줄이기 위한 획기적인 발상 때문이라는 썰.

다시 LG 에너지 솔루션 연봉 이야기로 돌아온다면 어찌 되었건 연차로 보면 과거 직급 기준으로 과장 말~ 차장 초반 수준인데 연봉 8800이라…고과에 따라서 연봉 인상률이 다를 수 있고 작년 고과 A를 받아서 좀 더 인상률이 높을 수는 있지만 그래도 상당히 높은 수준이었다.

내가 과거 범LG 집안에 해당하는 LS 그룹에서 퇴사할 때 임원 급에 해당하는 이사 연봉이 언뜻 1억 수준이라 들었었는데…그리고 거의 팀장급에 해당하는 40대 후반에서 50대 초반 부장이 연봉 8000을 넘는 정도였으니 새삼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정도면 50대만 되어도 연봉 1억은 훌쩍 넘지 않겠나. 게다가 성과급까지 생각한다면…부럽네…

*추가적으로 개인 이야기를 해본다면 내가 21년도 휴직 기간 중 30대 후반 (40대 초입) 나이 기준으로 연봉 6200만 원이었다. 휴직 중이어서 임금 인상이 반영되지 않았는데 21,22,23년 이렇게 3년 동안 5%씩 오른다고 가정해도 7천 중반 수준이 된다.

매년 5% 인상이 현실적으로 힘들다고 볼 경우 비슷한 연차의 친구 연봉 8800만 원이 엄청 높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음…대충 계산기 두들겨 보나면 LG 에너지 솔루션 신입사원 연봉은 5000만 원 내외가 될 거 같다는 생각도 든다. LG 연봉이 짜다는 것도 옛말인 거 같다. 당연히 이것도 계열사마다 다르겠지만 말이다. 생각할수록 부럽네?

LG 에너지 솔루션 우리 사주

LG 에너지 솔루션 우리 사주는 최대 3억까지 가능했다고 한다. 회사에서 지원해 주는 1% 금리 대출 1억 원, 제휴 금융회사를 통한 대출 1억 원, 나머지는 알아서 1억 원.

그래서 대부분의 직원들이 최대 3억 원까지 우리사주 매수를 했었을 테고 내 친구도 거기에 속했다. 30만원에 우리사주를 매입했는데 개인적인 사정으로 60만 원에 일정 수량을 매도했었고 지금 절반 남짓 보유하고 있단다. 어제 기준 엘지 에너지 솔루션 주가가 40만 원이었는데 아쉬워하는 모습을 보이더라.

금리

사실 나는 그동안 살면서 금리에 대한 무서움을 그리 느낀 적이 없었다. 대출이라는 것 자체를 크게 해 본 적도 없었고 지금 아파트 주택 담보대출 역시 운 좋게도 한화생명을 통해 30년 고정금리로 받았기 때문이었다.

그런데 친구 이야기를 들어 보니 우리 사주 매입 시 회사에서 지원해 준 1% 금리가 1년짜리였단다. 그리고 제휴 금융회사 대출은 모두 변동 금리라고 했다.

즉 우리사주 매입을 위한 대출 금리가 가파르게 올랐다는 것. 현재 기준으로 평균적인 우리사주 매입 대출 금리를 본다면 약 5%~6% 수준. 만약 일부 매도를 하고 약 2억 원에 해당하는 에너지 솔루션 우리사주를 보유하고 있다면 이자만 연 1200만 원 수준으로 나가는 셈이다.

매달 100만 원씩 이자가 깨진다는 것. 그러니 지금 에너지 솔루션 주가에 어찌할지 골머리를 앓는 것이었다.

그래도 우리사주 매입 단가에 비하면 30% 이상 수익이 생긴 것은 맞지만 예전 ‘따상, 따따블’ 소리를 지르던 공모주 광풍 시기 혹은 50만 원 이상이었던 주가를 생각하면 아쉬울 수 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보유하고 있자니 매달 세어나가는 이자가 부담되고 향후 주가가 비슷한 수준으로 머물게 된다면 결국 손해가 발생한다는 것. 더 큰 문제는 대출이 우리사주에만 해당하는 것이 아니라는 점이었다.

당연한 이야기지만 주택담보대출이나 전세 자금 대출도 있을 수밖에. 결국 연봉 8800만원이라고 해도 한 달 실수령 대략 600만 원으로 잡아 본 들 이자로 최소 180만 원 이상은 깨진다는 것이었다. 그나마 작년에는 성과급이 4000만 원 이상 터졌다고는 한데 올해는? 내년에는? 알 수가 없다는 것.

인생사 새옹지마

이런저런 회사 이야기도 들어주고, 위에서 말한 이자 이야기도 들어주면서 느낀 것은 그래도 내 상황보다는 낫다는 거지. 어차피 주가야 언젠가는 오를 테고, 뭐 여차하면 아쉬운 대로 지금이라도 매도하면 되는 것이다.

사실 우리사주를 그렇게까지 영끌해서 매입한 것도 따지고 보면 그 당시 공모주 광풍에 편승한 투기 심리 때문이 아니었나 싶었다.

그리고 지금의 고금리, 운이 좀 없었는 게 아니었을까. 그래도 어찌 되었건 40대 초반에 성과급까지 이것저것 포함해서 연 1억 2천~1억 3천 수준의 소득을 얻는다는 것 자체가 대단하다고 생각한다.

가끔 인터넷을 하다 보면 대기업 다니는 40대 직장인 연봉은 기본 1억 아니냐라는 소리를 많이 보는데 그거는 좀 생각 없이 사는 사람의 헛소리에 불과할 것이고 현실적으로 굉장히 높은 수준의 소득이라고 생각한다.

*어차피 노비로 사는 인생 양반집 노비로 살라는 말이 괜히 있는 것이 아니다.

사무직 파리 목숨이라는 것도 옛말이고…아직 회사에 엉덩이 붙일 수 있는 기간이 20년 남았으니…물론 어느 순간 구조조정이라는 여파가 닥쳐올지도 모르겠지만 말이다.

인생이란 게 알 수가 있나? 인생사 새옹지마라는 말이 있는 게 괜한 것이 아니다.

과거 회사 다니기 힘들다고 맨날 찡찡거리던 녀석이 결국 에너지 솔루션의 고연봉자가 되어 있으니 말이다. (나는 망하는 중) 중요한 것은 지금 그 모습이 누군가에게 있어서는 큰 부러움의 대상이라는 것. 그리고 엉덩이 무거운 사람이 승자라는 평범한 진리.

아, 외벌이 중인 친구의 아내는 내 친구가 상당한 상위 그룹에 속하는 높은 수준의 고연봉자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는 충격적인 현실. 내가 친구처럼 월급 받는다면 우리 집 사람은 나를 업고 다닐 텐데라는…꿈같지도 않은 이야기로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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